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또순이의 퇴원 날이다. 회사에 연차를 제출하고 오전에 남편과 병원으로 향했다.
도착하니 아이는 보호자 대기석 옆의 운동장에 있었다. 반가운 마음에 "또순아~~"하고 불렀는데 이불 위에 누워 몇 초 정도 물끄러미 바라보기만 하였다.
'벌써 날 잊은걸까?'
'자기를 버렸다고 원망하고 있었나?'
짧은 시간 동안 불안감과 함께 여러 가지 생각이 스쳤다. 이윽고 아이는 힘겹게 다리를 디디며 나에게 왔고, 내 손에 대고 킁킁거리더니 미친 듯이 꼬리를 흔들며 끙끙 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꼬리를 흔들며 걷는 동안 다리에 힘이 들어가지 않는지 몇 번을 주저앉았다 일어나기를 반복했다. 눈물이 날 것 같았다.
보호자를 부르는 소리에 또순이를 뒤로하고 약을 전달받으며 주의사항을 안내받았다. 이 과정에도 또순이는 계속 울부짖고 있었다. 또순이를 안고 병원을 나서는데 주인 냄새가 그리웠는지 계속 코를 박고 냄새를 맡으며 끙끙 소리를 냈다. 마치 '엄마 왜 이제 왔어. 내가 얼마나 아프고 무서웠는지 알아?'라고 이야기하는 것 같았다.

집에 도착하여 내려놓으니 수술 전 미친 듯 날뛰던 아이는 온데간데없고 바닥에 다리를 옆으로 빼고 주저앉은 얌전한 아이만 있었다. 첫째가 반가운 건지 또순이에게 달려가 미친 듯이 냄새를 맡는다. 일단 또순이가 힘들어하는 거 같아 울타리에 넣고 급수를 해주었다. 아이는 꺼내 달라고 보채지도 않고 조용히 물을 먹더니, 앉아서 나와 남편을 번갈아가며 쳐다보며 꼬리를 흔든다. 아이의 눈이 조금 슬퍼 보인다.
퇴원 당일, 또순이는 가끔 일어나 있었지만 걷지는 못했다. 주인 냄새를 맡겠다고 앉은 채로 다리를 질질 끌며 앞발로 기어 왔다. 엄마 맴찢...ㅠㅠ
오리고기를 삶아 사료와 반반 섞어 급여해주었다. 평소에 식성이 좋은 녀석이라 그런지 밥은 매우 잘 먹는다. 깔때기를 씌워서 먹기에 매우 불편해 보이긴 하는데 어쩔 수 없었다.
병원에서 준 약은 아침/저녁 두 번 먹여야 하는 가루약과 하루 2회 환부에 발라줘야 하는 소독약이다. 예전에 강아지 약 쉽게 먹이는 법에 대해서 포스팅한 적이 있는데, 이번에 그 방법을 쓸 필요는 없었다. 오리고기를 밥에 섞어주며 위에 뿌렸더니 매우 잘 먹는다. (지난 포스팅에도 언급했지만 절대 절대 우유와 약을 함께 급여하면 안 된다.)
환부에 바르는 약은 사람이 상처 났을 때 바르는 '빨간약'이다. 이 약을 발라주는 게 조금 관건이다. 사람과 마찬가지로 환부에 닿으면 고통스러운지 싫다고 이리저리 다리를 질질 끌고 도망가려고 몸부림치고 으르렁댄다. 남편과 나는 한 명은 아이를 잡고 있고, 다른 한 명이 소독약을 발랐다.
약기운 때문인지, 몸이 힘든 건지 아이는 밥을 먹을 때 빼고는 내내 조용히 엎드려있는다.
빨리 또순이가 씩씩하게 걸을 수 있는 그 날이 오길 기대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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